100년만에 전국 3,700만 필지의 땅을 재측량해 경계를 바로 잡는 ‘지적재조사’ 사업이 다시 호기를 맞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정부입법으로 추진됐던 지적재조사 특별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최근 국회가 의원입법 발의를 들고 나오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에 특별법 제정이 성사된다면 1910년대에 만들어진 지적도‧임야도의 독립과 자주화 시대를 맞게 된다.

국토해양부와 대한지적공사는 전 국토의 지적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내용의 ‘지적재조사 특별법’ 제정을 위해 오는 3월 3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각계 전문가 및 이해당사자 4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정책토론회를 마련한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주최하고 비교사법학회가 주관하는 이 토론회에서는 국토연구원 사공호상 GDPS센터장이 ‘지적재조사 사업의 취지와 경제적 효과’를, 숙명여대 이진기 법학과 교수가 ‘지적재조사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토론자로는 고려대 지원림 교수를 좌장으로 기획재정부 이석준 국장, 국토해양부 서명교 국장, 전북 김제시 김용현 부시장, 법무법인 정률 성봉경 변호사, 한국외대 김해룡 교수, 국토연구원 최병남 선임연구위원, 동국대 김상겸 교수, 솔리데오시스템 김숙희 대표 등 8명이 나선다.

사공호상 센터장은 “지금의 지적도는 100년 전 당시의 장비와 기술로 작성되어 정확성이 떨어지고 입체적 토지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가 공간정보산업 발전 한계, 국토의 효율적 관리 미흡, 국가정책사업 지연, 국민 재산권 행사 제한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토해양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적도면의 경계와 실제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이른바 ‘지적불부합지’는 전 국토의 15%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한 경계복원측량이 연간 26만여필지, 측량비용이 연간 770억원에 이르고, 방치된 국유지도 4억㎡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한 경제적 효과도 제시됐다. 사공호상 센터장은 “사회갈등 조정효과, 지적제도 선진화효과, 행정선진화 효과, 디지털지적 유통효과, 선진 지적시스템 해외수출효과 등을 합치면 10조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진기 교수는 “현재까지 제시된 특별법(안)은 지적재조사의 시행을 위한 공법적 측면, 사법적 측면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잘 구비하고 있다”며 “이 법안만으로도 지적재조사 사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지적재조사 사업예산 확보를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했으며, 조사결과 종합평가(AHP) 점수가 0.363으로 통과기준(0.5)에 약간 못미쳤다.

그러나 KDI의 정책제언대로 항공사진측량을 도입해 전체 사업비(3조7,407억원)를 1조8,000억원 수준으로 낮추고, 지역별로 산재한 사업대상지별 우선 순위를 조정하면 재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끝>